넷플릭스 사냥개들 1~8화, 남들은 재미있다는데 여러분은 재미가 없으신가요? 사실 저도 그랬습니다. 6화까진 재미있었으나 7~8화부터는 내용이 산으로 가면서 개연성을 상실해 갔습니다. 액션은 확실히 재미있었지만요. 왜 그런지 솔직하게 알려드리겠습니다.
넷플릭스 사냥개들 후기
넷플릭스 사냥개들이 6월 9일 공개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모으며 공개된 만큼 화려한 액션으로 시선을 끌었는데요. 문제는 개연성이었습니다.
넷플릭스 사냥개들 줄거리
대략적인 줄거리부터 알려드리겠습니다. 시대적 배경은 코로나가 한창이던 시기입니다. 대면할 수 있는 모든 활동이 정지상태에 들어가서 모두가 힘들어하던 시기였지요. 복싱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마스크를 쓰고 경기를 할 수는 없으니 처음엔 무관중으로 진행되다가 큰 대회의 경우 아예 무한정 연기가 됩니다. 2명의 남자 주인공은 복서입니다. 촉망받는 복서로 이제 막 날개를 펴고 날아오르려는 찰나에 코로나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처지에 놓입니다. 그리고 이런 코로나시기에 피해를 봤던 소상공인들을 노리는 이들이 있었으니 바로 사채업자들이었습니다.
돈줄이 막힌 소상공인들에게 접근하여 사채를 쓰게 하고 계약서를 조작해서 압도적인 이자율을 감당하지 못하고 가게를 몰수해 버리는 수법을 쓰면서 주인공과 갈등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구도가 만들어지는데요. 최사장이라는 전설적인 사채업자이자 사람들을 위해 무이자로 돈을 빌려주는 좋은 사람과 최사장 밑에서 일하다가 그를 배신하고 지금은 사채시장의 큰손으로 자리 잡은 김명길의 대립구도입니다.
주인공은 돈이 필요해서 최사장을 만나게 되고 최사장은 자신의 양딸(김새론)이 사람들을 돕는답시고 위험한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주인공 일행에게 경호를 맡기게 됩니다.
처음엔 삐걱대던 그들은 온갖 일을 겪으며 서로의 상처를 알고 서로를 이해하는 팀이 되어 갑니다. 이렇게 시작된 이야기는 김명길과의 본격적인 세력적으로 나가게 되고 결국 주인공일행이 이긴다는 스토리로 전개됩니다.
산으로 가는 개연성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여기까지는 흥미롭고 재미있지 않나요? 저도 그랬습니다. 대립구도 속에서 주인공 편에 조직 1~2개쯤은 혼자서도 말아먹을 수 있는 전설적인 '칼잡이'이자 최사장의 강력한 우군들도 옛 부하라는 설정으로 등장하지만 생각보다 허무하게 퇴장합니다.
등장할 때의 임팩트는 뭔가 엄청난 능력을 보여줄 것처럼 보이는데 막상 이야기가 등장하면 싸우지 않고 분위기만 잡거나 얻어터지거나 하는 장면만 보여주다 보니 '저딴 게 전설이야?'라는 생각을 절로 하게 됩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들이 싸웠다는 환경은 사시미를 기본 장비로 가지고 다니는 흉악한 놈들을 이 판치는 곳입니다. 그런데 그런 곳을 썰고 다녔는데, 너무 약하고 너무 쉽게 뒤를 밟히게 됩니다.
1~6화까지는 개인적으로 탄탄한 스토리와 화려한 맨손 액션이 만나서 대작이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고, 이후의 스토리를 궁금하게 만들었습니다. 아직은 약한 주인공들이 어떻게 성장할지 기대되었습니다.
하지만 7화에 김새론이 갑자기 무섭다면서 해외로 떠나버리면서 퇴장하게 됩니다. 전혀 개연성도 없고, 왜 가는지 이해도 안 가는 전개가 이어집니다. 그러고 나서 주인공들이 갑자기 괴물이 됩니다.
설정은 몇 개월 동안 숨어 지내면서 운동했다는 설정인데, 운동 몇 개 월해서 괴물이 되는 것부터가 말이 안 되게 느껴지기도 하고, 아무리 드라마 콘셉트가 맨손 액션이라지만 적들은 죄다 사시미를 들고 수십 명씩 몰려다니는데 드라마가 끝날 때까지 장비 없이 맨손으로만 상대합니다.
방검복, 보호대 등 기본적으로 챙기기만 해도 방어력을 보장하는 것들을 뒤로하고 주먹으로만 상대합니다. 여기가 무슨 야인시대도 아니고 굳이 그럴 필요가 있는지 왜 쟤들은 맨손에 집착하는지 이해가 안 갔습니다.
아무튼 그렇게 7화에서 10분 만에 강해진 주인공 2명은 아무 계획도 없이 그냥 개돌 해서 김명길 일행을 개박살 냅니다. 최사장 일파랑 같이 덤벼도 상대가 안됐는데, 고작 몇 개월 운동한다고 먼치킨이 되면, 국가대표 운동선수들은 전부 괴물들인 건가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7화에서 김새론이 없어지고 양궁소녀가 등장하는데요. 정말 갑자기 등장합니다. 아무 이유 없이 양궁천재에 사람을 쏘는데 거리낌이 없는 모습으로 나오고, 심지어 8화 초반에 갑자기 퇴장합니다. 이럴 거면 대체 왜 등장시킨 걸까요?
그렇게 이야기가 급전개 되면서 1화 만에 김명길이 망하면서 영화는 끝납니다. 아마도 7~8화를 새로 찍은 것 같은데, 이야기가 너무 말도 안 되게 급전개 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넷플릭스 사냥개들이 1~6화 동안 쌓아 올린 탑이 무너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한 배우로 인해 드라마 전체가 무너지는 모습이 참 안타깝게 느껴집니다.
갑분싸 김새론
사냥개들이 공개되기 전부터 따라다녔던 이슈가 바로 배우 김새론이었습니다. 영화를 다 찍은 시점에서 터진 음주운전으로 인한 이슈는 드라마를 그대로 공개하기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드라마에서 김새론이 주인공급으로 나오거든요. 이대로 공개되면 범죄자가 나오는 드라마면서 보는 사람들이 다 떠나갈 것은 자명한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영화 청년경찰의 메가폰을 잡았던 감독은 드라마에서 김새론은 완전히 도려내고 가느냐, 아니면 품고 가느냐를 사이에 두고 선택을 해야만 했습니다. 그 결과 김새론을 품고 간다고 결정을 내렸습니다.
드라마가 공개된 지전에 감독은 김새론의 분량을 최소한으로 가져가겠다고 이야기한 바 있으나, 거짓말이었습니다. 제가 직접 본 바에 따르면 1~8화 중 1~6화까지 주인공급의 굉장히 중요한 중심 역할을 하는 캐릭터로 등장합니다. 그래서 6화까지 내리 나오게 되지요.
그 이후에는 나오지 않지만 퇴장이 깔끔하지도 못하고, 이해도 안 가는 방향으로 전개되어 보는 내내 찝찝함을 자아냈습니다. 이럴 거면 아예 새로 찍든가 아니면 비난을 감수하고 드라마의 완성도를 올리는 편이 낫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의 넷플릭스 사냥개들은 이도저도 아닌 만들다 만 드라마가 되어 버려 심히 안타깝습니다.
넷플릭스 사냥개들의 장점
넷플릭스 사냥개들은 맨손 액션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복서 출신 주인공을 2명으로 설정해서 한 명은 인파이터, 한명은 아웃 복서 스타일로 서로 다른 매력을 선보입니다. 마치 타이슨처럼 요리조리 피하면서 강력한 한방으로 적을 침묵시키는 모습은 마동석의 액션과는 또 다른 신선한 쾌감을 선사합니다.
아웃복서 스타일의 주인공의 입담도 재미에 한몫을 하고 있습니다. 착하지만 거칠고 적당히 현실과 타협할 줄 하는 성격의 그는 되도록 웃으며 넘어가려 하기에 주변 등장인물들과의 적당한 마찰로 인한 유머가 청년경찰을 떠올리게 합니다.
넷플릭스 사냥개들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
넷플릭스 사냥개들은 대작이 될 수 있었습니다. 대한민국 누아르의 새로운 장르를 개척할 수 있는 대단한 잠재력을 가진 작품이었다고 생각합니다. 7화부터 이어진 급조된 듯한 이야기만 아니었다면 나머진 그래도 볼만했다고 평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김새론 배우가 드라마에서 너무 큰 비중을 차지한 탓에 그녀를 잘라내지 못했고, 드라마 전체에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합니다.
드라마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배우들이 정말 고생을 많이 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다 때리고 맺고, 부딪히고, 뛰어다니는 장면들이 많아서 고생 많이 했겠다는 생각 하지만 그래서 더 안타깝습니다.
이 드라마의 후반까지 모두 본사람들은 결코 시즌2를 기대하지 않을 테니까요. 제가 단점들을 나열하긴 했지만 1~6화는 정말 재미있으니 한 번쯤 킬링타임으로 보셔도 괜찮은 드라마입니다.